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코로나 확진일기 - 최종 양성 판정을 받다

나의 생각들

by 북북북북 2022. 2. 26. 17:08

본문

 아침에 일어났다. 전날에 21시를 못 넘기고 잤기 때문에 5시 50분쯤 눈이 떠졌다. 그래도 계속 잠자리에서 비비적대고 있었다. 타이레놀을 먹고 푹 자서 그런지 확실히 몸 상태는 조금 괜찮게 느껴졌다. 9시나 10시 쯤 되었을때는 '아니 이 정도면 다 나은거 아냐?' 싶을 정도였다. 물론 인후통과 기침 증세는 아직 조금 있었고 전날 나를 가장 괴롭히던 두통 증세는 거의 다 사라졌다.

 열도 다시 재봤는데 미열 수준인 37.5도로 내려와있었다. 약간은 뻘쭘했다. 어제 집에서 한 자가진단키트는 양성이 나왔다지만 보건소 신속항원검사는 음성이 나왔기에, 자가진단키트 정확하지도 않은 데이터로 괜히 오버했나 싶기도 했다. 일단은 결과를 기다리자 싶어서 계속 누워서 뒹굴뒹굴 쉬었다.


 11시가 되도록 양성인지 음성인지 문자가 오지 않았다. 이때부터 나는 거의 사실상 음성이라고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먹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양성은 우선순위로 연락을 돌리기에 09시 조금 넘으면 바로 문자가 오는데, 음성은 천천히 오기 때문에 정오 즈음 연락이 온다는 글을 보았기 때문이다. 나가면 위닝부터 해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쯤 친구들한테 연락이 와서 몸 상태를 얘기해주고 '12시 다되가는데 연락 없는거 보니 음성인거 같고, 몸이 아팠던 거는 그냥 몸살감기였나 보다. 자가진단키트 부정확하다더만ㅋㅋㅋ' 하는 소리를 주고 받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시시덕 거리고 단 3분도 지나지 않아 나는 확진 판정 문자를 받게 된다. 오 마이 갓... 회사에 바로 보고 하고 가족에게 얘기했다. 진심 몸은 하나도 아프지 않다. 물론 미열과 기침 증세는 있지만 그냥 환절기마다 겪고 지나가는 감기 수준이다(병원 가는걸 싫어해서 감기약을 먹어 본적도 거의 없다). 몸에 대한 걱정보다는 혹여나 내가 아내에게 옮겼을까, 회사 사람에게 추가로 옮기진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초조하게 안방에서 기다리던 아내는 바로 PCR 검사를 받으러 갔고, 나는 방에서 자가입력형 역학조사 문자를 받았다.

 이런 식으로 언제부터 증상이 있었는지와 누구와 동거하고 있고 누구와 접촉했는지를 적어서 정부에 보고하게 된다.


 제출하고 약 두시간 뒤 역학조사관이라는 분에게 전화가 왔다. 김두한씨 본인입니까? 네. OOO님과 동거하고 계시네요? 네 지금 PCR 검사 받으러 갔습니다. 네 3월 3일 00시까지 자택 격리 하시면 됩니다~ 끝.

 확진자가 20만 가까이 나오는 상황에서 물론 확진자 한명한명 세심한 케어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뭔가 좀 허무하긴 했다. 이럴거면 백신패스도 풀어주던가.

 오후에 열을 재보니 아직 미열이 있는 상태. 그래도 38도 이상으로 높아서 머리가 쑤시거나 하지는 않으니 오늘은 타이레놀 없이 그냥 자야겠다. 다른건 모르겠고 쪽방에 갇혀서 하루종일 나가질 못하니 너무 답답하다. 밤에 잠이 올까 하는 걱정도 든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