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17만명씩 발생하고 내가 사는 부산에서도 1만명이 넘는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이제는 정말 코로나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생각에 화답이라도 한 것일까, 지난주 화요일(2월 22일)에 회사 직원 한명이 확진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와는 평소에 업무적으로 대화하거나 교류할 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층도 다르고 밥도 같이 먹거나 하지 않는다. 물론 엘리베이터 등에서 그가 남긴 바이러스(?)가 나에게 왔을 수도 있으니 혹여나 하는 마음에 수,목,금은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별 일 없을거라고 호언장담 했으나 안타깝게도 목요일 오후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목이 칼칼하게 아팠다. 이렇게 비유하면 와닿을지 모르겠는데 숨을 들이마시면 공기가 폐로 가는게 아니라 목 뒤쪽에 닿아서 시린 느낌이랄까? 설마...? 혹시 몰라서 집에 있던 자가진단키트를 해보았다.
결과는 화끈하게 음성. 일전에 밀가루 공장에서 노가다를 한 이력 때문인지 나는 평소에도 기관지가 좀 약하다. 때마침 뉴스에서 부산, 경남 건조 경보가 나오고 있었다. 건조해서 그런가보다 싶어서 젖은 수건을 안방에 널고 가습기를 켜고 잤다.
금요일 오전부터 사단이 났다.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인후통도 심해지고 기침도 계속 나왔다. 오전까지는 어떻게 재택 근무를 했지만 점심을 먹고 도저히 못참겠어서 열을 재고 다시 자가진단키트를 해보았다.
결과는 38도의 고열과 자가진단키트 양성 판정. 솔직히 저때만 해도 38도가 고열의 범주에 들어가나? 싶었는데 37도 이상부터 미열, 38도 부터는 고열이라고 하더라. 일단 자가진단키트로 양성이 나왔으니 물러설 곳이 없다. 회사에 보고하고 주말에 잡혀있던 일정을 모두 취소한 뒤 PCR 검사를 받으러 집을 나섰다.
PCR 검사는 일반 병원이 아니라 무조건 임시선별진료소나 보건소를 가야한다. 이걸 몰라서 택시비를 두배로 날렸다. 그리고 택시를 잡아서 보건소로 가달라고 하니 코로나 검사 받으러 가는 경우는 택시도 타지말고 자차를 이용하라고 꼽을 주던데 차가 없는 사람은 어쩌란 말인가? 방역택시 어쩌고 저쩌고 하던데 가뜩이나 헛걸음한 와중에 짜증이 나서 그냥 보건소 바로 옆 아파트 단지로 목적지를 찍고 택시를 탔다.
자가진단키트 양성이면 줄 안서고 PCR 검사를 바로 해주는줄 알았는데, 키트도 제작사(?)가 달라서 우선 보건소에서 제공하는 신속항원검사를 별도로 하고 거기서 양성이 나와야 바로 PCR을 해준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신속항원검사를 따로 진행했는데 세상에 여기서는 또 음성이 나왔다.
확실히 신속항원검사나 자가진단키트의 정밀성이 떨어지나 보다. 비록 같이 살지는 않지만 본가의 아버지가 암 투병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PCR 검사를 받고 싶었기에 줄을 서서 PCR 검사를 받았다. 기본 두시간은 줄을 서야 한다 등등 말이 많던데 의외로 줄을 서서 기다린 시간은 10분 내외였다.
검사를 하고 집에 돌아와서 쉬었다. 이날 저녁이 개인적으로 좀 힘들었다. 물론 아파서 죽겠다. 이런건 절대 아니었으나 일단 열이 나고 두통 증세가 제일 심했던 날이 바로 첫날이었다. 기침도 계속 나고... 아내도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직장에서 바로 집으로 귀가했다. 그리고 집에 스프레이처럼 뿌리는 살균제를 구비하고 작은방에 격리를 위한 시설(?)을 마련했다.
저녁 8시쯤 몸이 너무 후끈거려서 열을 재봤더니 거의 39도에 가깝게 열이 치솟아 있었다. 와 일단 강제로 재워야겠다 싶어서 타이레놀 하나를 먹고 바로 잠들었다. 9시도 안된 시간이었는데 그냥 기절하듯이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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