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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공부가 아닌 탐구여야 한다

나의 생각들

by 북북북북 2019. 2. 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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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와 나

 나의 본업은 마케팅이다. 광고대행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현재는 의류 브랜드의 마케팅 부서에서 광고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본업 外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역사이다. 학창 시절에는 역사공부를 더 하고싶어 사학과 혹은 고고미술사학과 진학을 진지하게 검토했었다. 취업에 용이한 전공을 선택하자 싶어서 상경대학 경영정보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지만. 지금 내 업무도 즐겁고, 비전도 있기 때문에 그 결정에 대해 후회는 하지 않지만 궁금하긴 하다. 밥벌이 고민 없이 정말로 좋아하는 길을 선택했다면 지금 내 모습은 어떨까 하고.

 

2. 거창한 역사는 싫다

 난 다독가가 아니다. 오히려 책보다는 유튜브를 더 좋아하고, 한달에 한권이라도 꾸준히 읽어보자 하고 항상 아둥바둥하는 일반인(?)이다. 집에 책이 많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역사 관련 책들이다. 역사의 특정 분야에만 극한되는것도 아니다. 고대사, 세계사, 근현대사, 정치사, 조금 더 가볍게 읽을때는 조선시대 임금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각종 지명의 유래나 어원 같은, 소위 말하는 썰 등등.

 

 관심을 가지려 노력하는 분야는 많다. 부동산, 경제, 주식, 소설 外 여러가지가 있다. 하지만 月 1회 책을 구매하려고 고민하다가 결국 구매하게 되는 건 대부분이 역사책. 이유는 간단하다. 재미있고 술술 읽히기 때문이다. 역사가들은 역사를 통해 과거를 대비해야 한다는 둥 묵직한 말들을 한다. 너무 좋은 말이지만 아직 나의 통찰력이 부족해서인지 그런 사명감(?)이나 묵직한 이유(?)로 역사책이 읽어지진 않는다. 거창할 필요가 없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동네의 지명, 유래가 궁금하지 않는가? 사람들이 무심코 하는 행동들이 어디서 유래했을까? 그 어원과 유래를 찾아가다보면 관련하여 어떠한 역사적 사건이 존재했고, 과거 사람들이 어떠한 일을 하며 밥을 먹고 살았는지, 어떤 지역적 특색을 가지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탐구하게된다. 억지로 하는 '공부'가 아닌 스스로의 재미를 위한 '탐구'가 된다.

 

 굉장히 사소한 예시를 하나 들어보자면, 건배를 하면서 잔을 부딪히는 문화는 북유럽 바이킹족의 문화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전투민족답게 서로의 술잔에 독을 타는게 워낙 일상이었기 때문에, 술을 마시기 전 잔을 부딪혀 서로의 술을 섞이게 하는게 목적이었다고 한다. 이런식으로 사소한 것에 대한 호기심, 유래 등을 알아가다보면 반드시 역사적 사실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게 되고, 사소하게나마 나의 지식은 조금씩 늘어난다.

 

3. 나의 역사

 역사는 시간과 사건의 흐름이며 개인의 발자취이다. 위대한 왕, 혹은 폭군, 용맹한 장수, 승리자들만이 역사의 주인공은 아니다. 나의 삶도 일종의 역사다. 나의 인생이 역사책이고, 평생에 걸쳐서 딱 한번만 읽을 수 있다면, 모든 페이지를 최선을 다해 읽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17살때부터 일기를 꾸준히 쓰고 있다. 그냥 노트1, 노트2, 노트3 이런식으로 밋밋하게 정리하기가 싫어서 시기나 상황에 따라 이름도 붙여주었다. '힘든 고3 생활을 이겨내기 위한 독서실 일기', '처음 부모님품에서 벗어난 기숙사 일기', '태국여행 일기', '중국 봉사활동 일기' 등등 다양하다. 

 

▲14년째 써오고 있는 일기들과 기록물로 남겨두고 있는 각종 티켓들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보러갔던 연극, 혼자 떠났던 여행의 기차표 및 입장권 등등. 모든것을 A4용지에 붙여서 그날의 간단한 감상평과 함께 기록하고 있다. 정신사납고 조잡하지만 어설프게나마 나만의 역사책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번거롭게 왜이렇게 하냐고? 위에서 말했듯이 역사는 강제로 공부하는 것이 아닌 주체적으로 탐구하게 되는 순간 무궁무진하게 재미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나의 발자취가 담겨있는 '나의 역사'라면, 얼마나 더 재미있을까.

 

끝.

 

※ 브런치 작가가 되어서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연재합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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