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들

코로나 확진일기 - 본격 인후통의 시작

북북북북 2022. 2. 27. 11:53

 아침에 열이 37도 수준으로 내려와서 약간 방심했다. 가장 괴롭히던 증상인 두통도 없어져서 와 거의 다 나은거 같은데 일주일간 지루해서 어떻게 버티나? 하고 생각하던 찰나였다. 하지만 저녁부터 기침과 흉통의 지옥이 시작되었다.

 열이 다시 38도 수준으로 치솟았다. 그래도 희한하게 두통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기침이 정말 심해졌다. 자연스레 기침이 심해지니 가슴 쪽 통증과 인후통도 심해졌다. 오미크론은 처음에 목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폐로 내려간다던데 그 말이 맞나 싶었다. 이놈이 폐렴을 일으키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겁이 조금 나긴 했다. 일단 약 없이 생존(?)하겠다는 1차 목표를 버리고 목감기약을 먹고 잠이 들었다.


 새벽 두시쯤에 침을 많이 흘려서 깼다. 코가 꽉 막혀서 입을 벌리고 자다보니 침을 그냥 한바가지 흘린것 같았다. 베게가 다 젖었다. 근데 잠에서 깬건 침 때문이었지만 상의가 땀으로 다 젖어있었다. 식은땀인가? 그런 생각을 할 이성은 남아있지 않았고 비틀비틀 휘적휘적대며 옷방으로 가서 옷을 갈아 입고 가서 다시 잠들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확진 이후 가장 힘든 시기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이보다 더 심해질 것 같진 않아서 말이다. 일단 목이 정말 엄청나게 아팠다. 기침을 많이 하고 밤새 입으로 숨쉬며 잤으니 입안이 얼마나 건조할까. 확실히 호흡기가 곱창이 난게 느껴졌다. 편도가 부어서인지 침을 삼킬때마다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 그래도 못버틸 만한 정도는 아니었고 오전 10시 즈음 되어 해가 뜨니까 고통은 좀 사그러들었다. 아내가 가습기에 물을 채워서 갖다주었다.


 어제까지는 하루종일 이불을 펴놓고 누워서 생활했다. 태블릿으로 넷플릭스를 보고 폰으로 페이스북을 보고 책읽고 낮잠자고 뒹굴거렸는데 진짜 이렇게 있다가는 정신병 걸릴 것 같아서 이불을 갰다. 아주 작은 방이지만 그래도 사람이 여기서 먹고 자고 생활하니까 순식간에 더러워지더라. 그래도 이불을 개고 청소를 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아우슈비츠에 수감된 유대인들 중 생을 포기하고 되는대로 살던 유대인들은 대부분 죽었고, 그래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마시기에도 부족한 물을 아껴가며 세수하고, 깨진 유리조각으로 면도를 하던 유대인들은 생존율이 높았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지금부터는 사실 코로나 증세와의 싸움이라기 보단 쪽방에 갇혀서 보내야 할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생각된다.